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서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20~30대 청년층 사이에서 대출을 끌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영끌·빚투’ 현상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산과 소득이 동시에 하위 20%에 해당하는 가구 중 20~30대 비중이 2022년 7.9%에서 지난해 15.2%로 3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임금만으로는 또래와의 자산 격차를 좁히기조차 어렵다는 현실이 청년들을 빚투 시장으로 밀어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빚을 낀 투자가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다. 손실이 나도 대출 원리금은 그대로 남고, 심리적 압박이 커질수록 냉정한 판단은 어려워진다.
법무법인 이엘 회생파산 전담센터 최원기 변호사는 “상담실을 찾는 2030 채무자들의 공통점은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수익이 나니까 대출을 더 받고, 시장이 꺾이니까 손절 타이밍을 놓치고, 어느 순간 빚만 남아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가 생긴 뒤에도 혼자 버티다가 연체와 추심이 시작된 다음에야 찾아온다. 그때는 이미 선택지가 많이 줄어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청년 채무자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주식 투자 실패로 생긴 채무도 상황에 따라 개인회생 절차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회생은 법원의 감독 아래 일정 기간 변제 계획을 이행하는 제도로, 신청과 동시에 추심이 중단되고 소득 수준에 맞게 상환 부담을 조정받을 수 있다.
다만 투자 채무의 경우 자금을 어떻게 운용했는지, 다른 채무와 어떻게 혼재되어 있는지에 따라 회생 절차에서의 처리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 개인마다 상황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원기 변호사는 “빚투로 생긴 채무라고 해서 무조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채무의 성격과 구성, 소득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금액의 채무라도 개인 상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에 섣불리 포기하기보다 전문가와 먼저 상담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개인회생은 최악의 상황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제도적 출구이지만, 그 문 앞에 서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도 “이미 채무 위기를 겪고 있다면 혼자 버티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와 조기에 상담해야 한다. 빨리 상담할수록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고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승장의 열기가 뜨거울수록 그 뒤에 찾아오는 청구서도 차갑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